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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부터 시작하는 앱 기획

미니 사업계획서 써보기 (양식 제공)

어떤 사업을 할지,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에 대해 대략적인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미니 사업계획서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발산했던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사업을 분명히 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는 보통 투자자를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할 때 필요한 자료지만 제품을 만들 메이커(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메이커는 사업 계획서를 통해 실제 작업을 할 때 기준을 잡을 수 있다.

또한 비전에 대한 공감을 통해 조금 더 동기를 갖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우리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필수로 작성하는 미니 사업계획서의 양식이다.

다음 15개의 질문에 대해 빈칸을 채워가며 사업을 구체화해 보자.

 

(앱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양식이며 이번에 만들게 될 앱을 예시로 넣었다.)

 

1. 서비스 이름

 

  • 고속버스 옆자리
    • 부제 : 오늘 내 옆자리에는 누가 탈까?

 

앱 서비스의 경우 스토어에 올릴 때 부제를 요구하기 때문에 적절한 캐치 프레이즈를 생각해 두는 게 좋다.

 

2. 비전

 

  • 캐주얼 게임을 하듯 사람과 연결되어 대화를 나눈다.
    •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 없고 쿨했으면 좋겠다.
    • 너무 효율적이거나(예 : 틴더) 너무 까다롭지(예 : 스카이 피플) 않았으면 좋겠다.
    • 오프라인에서의 자연스러운 만남처럼 일상적이고, 맥락이 있고, 극적이면 좋겠다.

 

비전은 나의 서비스가 그리는 바람직한 미래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의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를 상상해보자.

 

3. 이 앱이 만들게 될 문화

 

잠들기 전 외롭고 심심한 30분, 캐주얼 게임을 하듯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채팅을 나눈다.

 

비전의 구체화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성공하는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처치 곤란한 물건을 동네 사람과 거래하게 만들었으며, 킥고잉은 택시를 타기에 애매한 거리를 킥보드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내가 만든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어떤 문화가 생길지에 대해 상상해보자.

 

4. 미션

사람과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재밌게 연결되는 경험을 만든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 조직인지, 이 서비스를 왜 만드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5. 서비스 소개

 

  • 자만추 메타버스 앱
    • 두 사람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방식을 새로 정의했다. 기존 소개팅 앱처럼 이력서를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사람이 게임을 하듯 '버스를 타서 대화를 나누고 번호를 교환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 서비스를 한 문장으로 소개해보자. (의외로 어렵다.)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잠재 고객에게, 투자자에게, 혹은 메이커에게 서비스를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때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쉽고 간결하게 소개를 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자체의 직관성이 떨어진다고 봐도 된다.

좋은 서비스는 대부분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6. 사용자

 

  • 혼자인 게 편한 시기를 지난 외로운 솔로
  • 소개팅이 아니면 누군가를 만나기 힘든 직장인과 학생들
    • 지인 소개팅에서 여러 번의 실패를 맛보고 소개팅 앱을 써볼까 하지만 틴더는 너무 신뢰가 안 가고 K-소개팅 앱은 너무 까다롭게 느껴지는 사람
  • 메타버스가 편하게 느껴지는 MZ 세대
    • 온라인에서의 만남에 거부감이 적음.
    • 캐주얼하고 쿨한 것을 좋아함. 게임처럼 재미있는 사용성을 좋아함.
    • 디지털 친화적이면서 감성적인 면이 있음.

 

니즈만큼이나 사용자도 분명해야 한다.

사용자를 정의하는 방법으로 '3개의 필터' 방식을 제안한다.

전 세계 사람들 중에서 내가 만든 서비스를 이용할 것 같은 사람들의 특징을 3개의 필터로 만들어보자. (구체적일수록 좋다.)

3개 정도의 필터면 꽤 구체적인 인간상이 만들어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간상만 만들고 끝내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 인간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본인이거나, 메이커 중에 있거나, 적어도 매우 가깝게 지내는 사람 중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상상에 기반한 허구적인 것들'을 만들게 된다.

내가 완성할 서비스는 매우 구체적인 앱이며 사용자 또한 매우 구체적인 사람이다.

서비스는 매우 구체적인 사람의 매우 구체적인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지점에서 가치가 발생한다.

 

7. 가설

 

  • 게임 같은 사용성의 데이트앱은 틴더나 K-소개팅 앱에 비해 시도하기에 심리적 장벽이 덜할 것이다.
  • 버스를 예매하는 방식,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 짧은 시간 동안 대화하는 방식이 재밌고 몰입감이 있을 것이다.
  • 대화가 끝나고 번호를 주고받는 사용성이 쿨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기획하더라도 실제로 런칭을 하고 사용자가 사용하기 전까지는 모두 가설에 불과하다.

우리가 어떤 가설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가설은 실제 고객의 사용을 통해 발생한 정량 데이터, 정성 데이터로 증명되어야 한다.

데이터 측정이 어렵다면 직접 물어봐서라도 고객의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

 

8. 제공하는 가치

 

  • 부담없고 재밌고 설레는 온라인 매칭 경험

 

우리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해보자.

제공하는 가치가 불분명하다면 사업 자체를 재고해봐야 한다.

만들어내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돈을 받을 수 있다.

 

9. 서비스 컨셉

 

  • 캐주얼한
    • 쿨하고 가벼운
    • 의무감 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 유머러스한
    • 관습에 따르기보다는 유머로 풀어낼 줄 아는
    • 곳곳에 긍정적인 유머가 배어있는
  • 나이스한
    • 감수성이 있고 배려할 줄 아는
    • 사고방식과 표현이 트렌디한

 

앱을 만들 때 '어떤 기준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해보자.

기획과 디자인, UX Writing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10. 서비스 목표

 

  • 마음에 드는 사람과의 즐거운 대화 경험
  • 마음에 드는 사람의 번호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최종적으로 얻어가는 구체적인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11. 제공하는 기능

 

  • 버스를 예매하고 도착지에 따라 위치를 이동하는 가벼운 메타버스
  • 버스 출발과 함께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제한 시간 동안 채팅
  • 버스 도착 후 번호 교환

 

서비스 기획을 하기 전 핵심이 되는 기능에 대해 간단히 정의해보자.

 

12. 수익모델

 

  • 버스 티켓 (= 채팅과 번호 교환에 대한 대가)
    • 광고 : 매일 광고 1편을 보고 무료 티켓 하나를 얻을 수 있다.
    • 개별 구매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돈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정의해보자.

수익모델을 정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 제품이 속한 섹터의 공식을 따르는 것이다.

수익모델은 독창적일 필요가 없다.

 

13. 앱을 사용하게 되는 트리거

 

  • 첫 방문은 컨셉에 대한 호기심
  • 외롭고 할 일 없는 밤, 매칭의 '짜릿한 감정'이 떠올라 앱을 실행하게 된다.

 

앱은 사용이 되어야 한다.

앱이 사용되려면 구체적인 트리거가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인해 이 앱을 실행하게 되는지에 대해 상상해보자.

 

14. 안 지우고 계속 방문할 이유

 

  • 데이팅앱은 '외롭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상태가 전제되어야 한다.
    • 그 다음부터는 '어떤 데이팅앱을 사용할지' 선택의 영역이다.
    • 선택의 기준은 '매칭 경험이 얼마나 좋았는지'이다.
  • 고속버스 옆자리는 메타버스라는 '재밌는 경험', 제한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번호를 교환하는 '설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방문하고 싶게 한다.

 

서비스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계속해서 방문해야 한다.

안 지우고 계속해서 방문할 이유가 있는 서비스는 매우 강력하다.

반면 그 이유가 없는 서비스는 방문하지 않고 결국 지워지게 된다.

 

15. FAQ

 

  • (질문) 남녀 성비가 맞아야 할 것 같은데 남자만 쓰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한 대책이 있나?
    • (답변) 여성 유저가 많지 않을 건 예상한다. 풀을 늘리기보다는 여성 유저를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자 한다.
      • 초대 기능을 이용하면 남성 유저가 티켓값을 내고 여성 유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찜 기능을 이용하면 상대방에게 알림이 간다. 여성 유저는 많은 찜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앱을 계속 사용할 동기가 된다.
      • 여성 유저에게는 '신뢰'가 중요하다. 대화 상대 평가 기능으로 상대의 신뢰도를 파악할 수 있다.
      • 여성 유저들이 좋아하고 바이럴되기에 유리한 Gen Z스러운 디자인을 채택한다.
  • (질문) 초기에 사람들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 (답변) 운영 중인 SNS, 블로그, 커뮤니티 및 지인을 총동원하면 2만 명 정도 무료로 홍보가 가능하다.
    • (답변) 앱이 신선하고 퀄리티가 좋아 앱 스토어 소셜 분야에서 순위가 높게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MD 추천 앱으로 뜰 수 있다고 자신한다.
    • (답변) IT 친화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될 것이다.
  • (질문) 이 앱이 보장하는 최종적인 경험이 무엇인가? 대화인가? 만남인가?
    • (답변) 번호 교환. 버스에 타서 대화를 나누는 것까지는 메타버스를 흉내냈지만 번호 교환 이후에는 실재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최종 경험으로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까다로운 투자자 혹은 잠재 고객 입장이 되어 뼈 때리는 질문을 던져보자.

이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의 맹점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맹점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대비하지 않으면 정확히 그 지점에서 로스가 발생한다.

내가 고민하지 않은 문제 때문에 사용자가 들어오지 않고 돈을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