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년 차 앱 기획자다.
앱 서비스 창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지금은 모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친구이자 동료인 H가 있다.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서비스인 우주챗은 미지근한 성공을 했다.
누적 다운로드 10만을 넘었지만 재방문율이 낮고, 결제가 일어나긴 하지만 둘을 먹여 살릴 정도는 안된다.
그래서 우리는 취업을 선택했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 만나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앱이 잘되면 다시금 창업가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회사를 버리고 훌렁 떠난다는 건 아니고, 내 스스로 정한 미션은 완수하고 떠날 예정이다.
나와 H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회사에 다니면서 저녁에 만나 사이드 프로젝트 하듯 우리의 앱을 개발한다.
2. 앱이 잘 되어 둘을 먹여살릴 정도가 되면 독립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회사에 다닌다.
3. 회사에 다니면서 계속해서 실력을 쌓는다.
4.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1~3을 반복한다.
우리의 결말은 1) 자체적으로 개발한 앱이 성공하거나 2) 성공하지 못해도 재밌고 뿌듯한 삶을 살 것이다.
지금은 주에 2~3회 정도 모여 야작을 하고 있으며 곧 새로운 앱을 런칭할 예정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개발을 했던 우주챗 시절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당장 다음 달 수입이 0원'이라는 공포는 너무나 강력해 제대로된 정신으로 개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반면 사이드 프로젝트 전략은 커리어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1) 개발 속도가 느리고 2)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게 있다.
당초 계획은 1년에 하나씩 앱을 개발하는 것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거의 2년이 걸렸다.
2년이나 걸린 이유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우주챗으로 지독한 번아웃을 경험한 뒤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만 일을 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게 일주일에 2~3회, 3~4시간 작업이다. (주 6~12시간)
그 이상을 하면 아무리 우리 일이라 해도 스트레스 조절이 안되어 번아웃이 온다.
매우 제한된 시간에 작업을 하다보니 최소한의 리소스로 최대한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아직 부족한 레벨이지만 적어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온전한 서비스를 만들어 런칭할 정도는 된다.
그리고 우리의 디폴트값은 우주챗이다.
새롭게 만드는 앱은 당연히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을 보태자면 이번에 만드는 앱은 일매출 100만원에 (애플에서 직접 선정한) 앱스토어 추천 앱에 들 자신이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0에서 시작해 신규 런칭까지의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스스로 정리를 해보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앱을 만들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이다.
물론 나는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이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이야기는 5% 정도밖에 못할 것이다.
개발에 대한 공백을 제외한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하지만 중요한 모든 정보를 담아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풀스택 개발자가 베프인 행운아다.
그러니 이 글을 참고해 신규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본인이 개발을 하거나 개발자 영입이 필수다.
설령 함께할 개발자가 없더라도 기획, 디자인을 할 줄 알고 0에서 시작해 런칭까지 해낼 실행력이 있다면 신규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개발자를 만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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