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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담담

대충 정리한 2019년

(의식의 흐름 순인데 대략 12월부터 역순이다.)

 

1. 라임 쥬서

 

배터리가 떨어진 라임(공유 킥보드)을 충전해 제 자리에 가져다 놓는 부업을 시작했다. 1대 충전에 약 3시간 반이 소요되고 페이는 대당 4천 원 정도다. 매우 짜긴 하지만 평일 퇴근길이나 주말에 몇 번 하다 보면 월 5만 원 정도는 벌 수 있다. 뭔가 게임을 하는 느낌도 들고 오고 가는 길에 나름 운동도 된다. 첫 번째 목표는 '80회 충전으로 에어팟 프로 구매'다.

 

2. 헤드 스트롱

 

헤드 스트롱은 식단과 생활 습관을 개선해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을 높여) 에너지를 부스트하는 프로그램이다. (데이브 아스프리의 <헤드 스트롱> 참고) 간헐적 단식과 방탄 커피 마시기, 독소 환경 피하기, 폴리페놀과 오메가 3가 풍부한 음식 섭취, 사우나, 냉수마찰 등을 시험삼아 해보고 있고 어느 정도 효과도 보고 있다. 실제로 컨디션이 많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잘한 일 top 3 후보 중 하나이다.

 

3. 스트롱 리프트

 

꾸준히 운동을 했음에도 여름에 비해 근육량이 1kg 줄고 지방이 4kg나 늘었다. 내 방식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스트렝스 훈련을 오래 해온 친구에게 조언을 받았다. 고맙게도 몸소 체험하며 개발한 루틴을 공유해줬다. (올해 은인 top 3다.) 고중량 운동이 두렵긴 하지만 매주 새로운 미션을 수행해는 것 같아 성취감이 있다.

 

4. 턱관절과의 사투

 

어릴 때 없던 이갈이와 앙 다무는 습관 때문에 턱관절 장애가 왔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관절이 어긋나는 소리가 나고 심할 땐 입이 안 열리기도 했다. 마사지로 시작해 온찜질도 해보고 안되겠다 싶어 보톡스까지 맞았다. (턱관절 장애에 보편적인 치료 방식이다.) 최근엔 스플린트라는 마우스피스 비슷한 걸 맞춰 잘 때 끼고 자는데 많이 불편하다.

 

5. 회사에 팸이 생기다

 

올 여름 삼성동에 있는 공유 오피스 비슷한 곳으로 이사를 갔고 우리와 친했던 송PD님이 옆 회사에 복귀하면서 다시 뭉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새로 입사한 싱가폴 친구까지 코드가 잘 맞아 영화 한 두편을 같이 보러 다니다가, 이젠 매주 먹고 마시고 노는 팸이 되었다. 서른이 되어 나의 가장 raw한 (또라이 같은) 모습을 끌어내준 사람들.

 

6. 독서에 습관을 들이다

 

지난 해 크레마(브라운 에디션)의 도움에 힘입어 처음으로 꾸준한 독서를 시작했고 총 서른 두 권을 읽었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매일 15분 읽기'를 목표로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도 기록했다. 목표는 50권이었으나 44권 정도로 마무리 될 것 같다. 굳이 어려운 책은 읽지 않고 손이 가는 것 위주로 읽다보니 좋은 작가도 몇 발견하고 권수도 늘어났다.

 

가장 좋았던 세 권

 

  • 이국종 - 골든 아워
  • 류시화 -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황현산 - 밤이 선생이다

7. 음악 가뭄 해소

 

꽤 오랫동안 플레이리스트 가뭄에 시달렸는데 좋은 아티스트 둘이 이를 해소해줬다. 바로 소금과 염따. 노래하는 힙합퍼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소금은 이해받지 못하는 천재 느낌이고 염따는 성공한 루저 느낌이다. 스타일이 매우 다른 둘의 공통점은 힙한데 위안을 준다는 점이다. 염따의 리믹스를 통한 둘의 콜라보 곡이 있긴 하지만 소금의 찰떡 파트너는 드레스와 페노메코다. (평생 같이 작업해줬으면 좋겠다.)

 

8. 인스타와 블로그 교통정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좀 더 일관성 있게 표현하고 싶어 인스타와 블로그를 정비했다. 닉네임을 fairyhoon으로 통일하고 사진과 글에 형식을 부여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한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 같아 애정이 가고 (창작에 대한) 동기부여도 많이 되고 있다.

 

9. 외주 개발

 

처음으로 외주를 받아 두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하나는 블록체인 기반 SNS, 다른 하나는 숙박 플랫폼이었다. 둘 다 해보지 않은 분야라 과정이 고되긴 했지만 공부는 많이 된 것 같다. 재무 안정성도 획득(?)하고 재미도 있어 꽤 좋은 경험이었다.

 

10. 사무실 이전

 

학생 때 코엑스에서 영화를 보고 테헤란로를 산책하다가 '이런 초고층 건물에는 어떤 대단한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를 위한 자리가 하나 쯤은 있을까?' 생각하며 기죽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쩌다보니 테헤란로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큰 성공을 한 건 아니지만 '뭐 그냥 여기도 똑같은 사람들이 사는구나.' 정도는 알게 되었다.

 

11. 우주챗 iOS 런칭

 

초보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창업 준비생 때 개발하기 시작한 우주챗을 iOS 버전으로 런칭했다. (오랫동안 안드로이드만 있었다.) 프로의 관점에서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개발자 둘이 Swift를 배워가며 한땀 한땀 완성한 과정은 가히 인간승리라 할만 했다.

 

12. 인생 게임 정착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이후 본격 마블 빠가 되었고, 이후 시작한 <스트라이크 포스>라는 게임에 정착을 했다. 하루 2시간 반 정도씩 하루도 빠짐없이 지난 1년간 플레이를 했고 살면서 처음으로 각잡고 게임 공략도 썼다. 심지어 스물 네명을 이끄는 동맹장의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간혹 현타가 오지만 이제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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