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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기식 피부관리

우츠기 418일차 - 지루성 피부염 습격 사건

식이 : 당, 밀가루, 각종 첨가물 제한 (최근에는 식이 제한을 잘 못했다.) / 유산균 및 오메가 3, 비타민B, 마그네슘 등 섭취

생활습관 : 11시 30분 취침 / 매주 3~5회 운동 / 충분한 휴식

씻기 : 머리, 몸은 순비누로 하루에 한 번 / 얼굴은 아침저녁으로 물세안 / 면도는 러브젤 사용

제품 : 90% 노보습 / 각질이 과도하게 올라올 때 세타필 로션 사용

약물 : 이소티논 일주일에 2알


우츠기를 1년 넘게 하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많이 쌓고 피부 컨디션이 일정해지면서 강철 피부가 된 줄 알았다. 그렇게 방심하던 중 약 1년 반 전과 비슷하게 여행을 하는 동안 지루성 피부염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그때와 같이 멘붕에 빠져 수분 크림을 떡칠하는 우를 범하진 않았다. 대신 집에 복귀해 빠르게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프로토콜을 실시해 약 3일 만에 염증의 수준이 45%에서 15% 정도로 줄어들었다.

오늘은 어떤 변수 때문에 지루성 피부염이 발생했는지를 추측해보고 어떤 방법으로 회복을 했는지 공유하고자 한다.

1. 원인

1) 식단 조절 실패

언젠가부터 과자, 초콜릿을 거리낌없이 먹기 시작했다. (원래는 일부러 피했었다.) 그리고 야근이 잦아지면서 저녁 먹는 시간이 늦어지고 과식을 종종 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만성 염증이 다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가장 명확한 만성 염증의 척도로 눈이 충혈되기 시작했고, 피부도 울긋불긋하게 약 10~15% 수준으로 염증이 올라왔다. 그 외 어깨와 다리 근육 컨디션도 안 좋아졌다. 미세한 수준이라 의식을 잘 못하다가 어느 정도 쌓이고나서야 식습관이 망가져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2) 근력 운동 부족

헬스장 영업 시간 제한으로 근력 운동을 많이 못 했다. 빡세게 근력 운동을 하고 땀을 쭉 빼면 확실히 피부 컨디션이 좋아진다. 바로 느껴질 정도로 울긋불긋한 게 가라앉고 피부에 생기가 돈다. 데이브 아스프리 저 <헤드 스트롱>에서도 높은 강도의 근력 운동을 하면 염증이 줄어든다는 내용이 있다. 생각해보면 헬스에 빠져 살던 시절에 피부 컨디션이 가장 좋고 머리도 맑았던 것 같다. (머리가 맑다는 것도 낮은 염증 수준의 척도)

3) 커피 원두

원래는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주로 사서 먹는데 돈을 좀 아껴보겠다고 조금 더 저렴한 과테말라산 원두를 주문했다. 에티오피아산 원두는 고지대에서 재배한 커피라 곰팡이 독소에 저항력이 강하다. 그에 반해 대부분 산지의 원두는 곰팡이 독소에 취약하며, 곰팡이 독소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과테말라산 원두로 바꾼 이후 바로 만성 염증의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충혈이 바로 나타났다.)

4) 생활 패턴

잠을 잘 못 자 하루종일 피곤한 날이 있다. 수면의 질을 관리하는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정말 신기한 건 잠 한 번 잘 못 잤다고 지루성 피부염이 하루 만에 많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수면 질은 Sleep Cycle이란 앱을 사용하면 많이 좋아진다.) 이상한 타이밍에 잠이 깨거나,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잠에 들면 보통 수면의 질이 낮고 바로 컨디션 저조, 피부 염증으로 이어진다. 이번 여행에 가서도 첫 날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다가 수면 패턴이 꼬였는데 바로 다음 날부터 피부염이 올라오고 컨디션도 상당히 안 좋아졌다.

2. 회복 방법

1) 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단기간 안에 염증을 줄이는 가장 뛰어난 방법이다.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그냥 16시간 이상 물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안 먹으면 된다. 시간을 늘릴수록 단식의 효과는 더 뛰어나다. 원리를 안다면 단식 전후로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지방을 먹는 방법도 있다. 한때 키토제닉을 해온 사람으로서 저녁을 굶고 다음 날 아침은 방탄 커피로 대체했다. 방탄 커피는 커피와 목초 버터, MCT 오일을 섞어 만든 라떼 느낌의 음료로 단식의 상태(케토시스 상태)를 유지시켜주고, 뇌에 양질의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다. 또한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어쨌든 단식을 하고 다음 날 아침 피부 상태를 보면 눈에 띄게 피부염이 가라앉는 걸 볼 수 있다.

2) 근력 운동

여행이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헬스장으로 가서 근력 운동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도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며 근력 운동을 했다. 전반적으로 순환이 되는 느낌이 들었고 눈에 띄게 눈 충혈이 줄어들었다. 이틀 연속으로 운동 후 이른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아침에 단식을 하면서 피부 컨디션이 가장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45% -> 35% -> 25%)

3) 커피 원두 변경

커피 원두를 다시 에티오피아산으로 바꿨다. 맛있다. 커피 원두가 염증의 원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에티오피아 원두로 커피를 내려마시면서 염증이 심해지지는 않았다.

4) 당, 밀가루 제한

야금야금 망가진 식이요법을 다잡는 중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안 좋은 식단을 할 때가 있지만, 지킬 수 있을 땐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다른 걸 아무리 잘해도 식단이 안 좋으면 몸과 피부 컨디션이 좋을 수 없다.

5) 레몬물

신체 컨디션, 피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쓰는 필살기 중 하나다. 말린 레몬을 따뜻한 물에 넣어 차처럼 마시면 컨디션이 극적으로 회복된다.

지루성 피부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지만 나름의 노하우로 빠른 시간 안에 극복을 할 수 있었다. 확실히 피부 컨디션은 피부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육체의 건강, 몸 컨디션을 그대로 따라간다.

타고난 신체와 피부가 강하진 않지만 괜찮다. 많이 알면 관리가 가능하다. 피부 컨디션이 좋았다 안 좋았다 하는 게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겐 인생에 있어 굉장히 큰 문제였다. 오랫동안 싸워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나에게 큰 효능감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