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츠기 43일차 - 피부 장벽이 개선되면서 바뀐 점
식이 : 당, 밀가루, 각종 첨가물 제한 (완전 끊은 건 아니고 끼니 기준 일주일에 1~2회 정도 먹는 것 같다.) / 매일 아침 공복에 노니 섭취 / 아침 식사로 고구마 섭취 / 하루 1회 차전자피 섭취
생활습관 : 칼퇴 / 11시 취침 / 매주 3~5회 운동 / 충분한 휴식
씻기 : 머리, 몸은 순비누로 하루에 한 번 / 얼굴은 아침저녁으로 물세안 / 면도는 러브젤 사용
제품 : 저녁 세안 후, 주말 등 밖에 나갈 일 없을 땐 노보습 / 회사 출근 및 밖에 나갈 일 있을 땐 티트리 수분젤 / 회사에서 각질 많이 일어났을 땐 바셀린 (소량) / 몸에는 자유롭게 바셀린
약물 : 이소티논 3일에 한 알
1. 피부가 강해졌다.
나는 십 수년 동안 내 피부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정말 약했으니까. 스트레스, 식단에 따라 피부가 쉽게 뒤집어지고 이 둘을 잘 지킨다고해서 항상 건강한 것도 아니었다. '식단도 잘 하고 매일 운동했는데 왜 피부가 안 좋아졌지?' 식의 자문을 하다보면 없던 스트레스도 생겼다. 하지만 우츠기 이후 피부 장벽이 개선되면서 피부 체질(?) 자체가 바뀌었다. 대충 씻든, 잠을 잘 못 자든, 안 좋은 음식을 먹든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2. 모낭염이 나지 않는다.
피지 조절제를 먹는 동안에도 모낭염은 항상 있었다. 특히 턱과 인중에 자주 출몰했는데 매일 면도를 하다보니 그 주변에 상처가 나게되고 꽤 오래 아물지 않았다. (모낭염이 났을 땐 여드름 패치는 안 붙이는 게 좋고 라미실을 바르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 피지 조절제와 우츠기를 병행하면서부터는 모낭염이 거의 나지 않았고 나더라도 하루 안에 사라졌다. 확실히 모낭염과 지루성 피부염은 계면활성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수염존 모낭염이 걱정인 분은 면도젤 대신 페페 마사지젤을 사용해보시라. 가격도 저렴하고 사용감도 좋고 모낭염도 나지 않는다.
3. 보습을 안 해도 건조하지 않다.
이 부분은 많은 우츠거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바이기도 하다. 노보습 초창기에는 피부가 미칠듯이 당기고 각질이 폭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건조함은 줄어들고 오히려 속부터 유수분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오래도록 여드름과 전쟁을 해온 피부라 우츠기의 표현처럼 "보송보송"까진 아니지만 피부 겉은 적당히 건조하고 피부 속은 건조하지 않은 느낌이다. 우츠기식 물세안을 하고 노보습을 하면 처음 한 두 시간은 다소 건조하고 각질도 올라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질도 가라앉고 건조함도 줄어든다. 회사에서는 각질을 달고있기 좀 뭐해서 출근할 때 티트리 에센셜과 호호바 오일로 보습을 해왔지만 이마저도 양을 줄여가고 있고 실수로 오일을 안 바르고 나와도 별 이상이 없다. 차차 100% 노보습을 향해 갈 생각이다.
4. 지루성 피부염이 줄어들었다.
내 생각에 모낭염과 지루성 피부염은 피부 장벽이 약해졌을 때 발생하는 세트 상품인 것 같다. 여드름이 없어도 피부 표면이 울긋불긋하고 화장품을 바르면 따가운 증상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지루성 피부염이었다. 이 또한 피부 장벽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울긋불긋함을 가리려고 BB, CC, 썬크림 등을 발랐고 이를 지우기 위해 클렌징 오일로 세안을 했다. 이게 반복되며 피부 장벽이 점점 약해진 게 아닐까 싶다. 올 여름에는 최초로 썬크림을 안 발라볼 예정이다.
5. 두피염, 탈모, 머릿결 개선
사실 난 피부도 피부지만 두피는 훨씬 더 약하고 민감했다. 두피 전반에 염증을 달고 살았으며 이발을 할 때에는 두피 전체가 빨개지고 아팠다. 게다가 머리카락도 얇고 힘이 없어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는 동안 많이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머릿결까지 안 좋았다. 다른 탈모 & 준탈모인처럼 비싼 샴푸도 많이 써봤지만 그나마 현상유지를 해줬던 건 시드물 홍삼 모발도원 샴푸 정도였다. 우츠기를 하며 물감을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머리 안 감은 티가 확 났고 냄새까지 나서 내 스스로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러던 중 순비누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 친구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비누다 보니 머리는 좀 뻣뻣해졌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너무 분명했다. 우선 염증이 싹 없어졌다. (이는 피지 조절제의 영향도 있을 거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굵고 힘이 생겼다. 이를 느낄 때 즈음 보니 머리카락이 빠지는 양도 상당히 줄어 있었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릴 때 일부러 얼마나 빠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세면대 위에 털어내는 습관이 있는데 예전에는 10~15개 이상 빠졌다면 지금은 5개 이내로 빠지고 있다.
6. 모공, 흉터, 주름 개선
이건 확실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요새 계속 느끼는 것들이다. 전에는 날이 갈수록 피부에 생기가 없고 나이들어가는 티가 났는데 요즘은 그 반대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확실히 피부에 생기가 생겼고 얼굴도 어려지는 느낌이 든다. 착시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드름 흉터와 모공도 점점 개선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무 것도 없는 매끈한 피부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선 예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아주 조금씩이나마 갱신이 되고 있다.
아직 한 달 정도밖에 경험해보지 못하고 피지 조절제를 끊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하다보면 분명 안 좋아지는 시기도 있을 테고 피지 조절제를 끊으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소 1년은 시도해보고 주변에서도 피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즈음에 우츠기에 대한 얘기를 (현실에서도) 꺼낼 생각이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너무나 만족스럽게 진행하고 있다.